피란민이 만든 음식, 부산 밀면

한국전쟁의 유산, 밀면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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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동의 '평양 서부면옥'임시수도기념관

피란민의 손에서 탄생한 밀면

한국전쟁은 역사, 문화, 경제 등 부산지역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 밀면 또한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온 피란민들에 의해서 탄생된 음식이라는 점을 알고 계셨나요?

중앙동 40계단 주변 '어복냉면'임시수도기념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북 지역에서 온 피란민들이 생계를 위해 함흥 또는 평양 지역에서 특히 즐겨 먹었던 음식 냉면집을 차렸습니다. 이 중 일부 가게들이 부산에서 구하기 힘든 메밀가루나 감자전분을 대신해 당시 원조 물자로 수입된 값싼 밀가루를 사용해 밀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현재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 밀면의 시초입니다. 

전쟁 후 미군 부대 앞에서 원조식량이 배급되는 장면임시수도기념관

사실 냉면의 주재료인 감자전분이나 메밀가루는 부산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은 재료들이라 가격이 가격이 비쌌습니다. 그 와중, 미국이 ‘농산물 교역 발전 및 원조법(Agricultural Trade Development and Assistance Act)’에 의거해 해외에 자국의 농산물을 원조하는 사업을 크게 확대하면서 한국으로 들어온 밀가루가 시민들과 피란민들에게 대량으로 배급되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원조양곡 부산 입항 하역 작업 장면임시수도기념관

그 결과 밀가루는 시중에 많이 보급되었고 밀가루 값은 매우 저렴해졌습니다. 대량 배급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밀가루를 사용해 면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밀면이 탄생한 것이죠.

판잣집의 밀면 음식점임시수도기념관

밀면이 우암동, 개금, 가야, 당감동 등 피란민들이 많이 거주했던 지역에 자리한 냉면집이나 음식점에서 처음 등장했던 것도 피란의 역사와 밀면의 연관성을 보여줍니다. 

밀면 메뉴판임시수도기념관

부드러운 식감의 밀가루 면과 시원한 육수로 만들어진 밀면은 피란민뿐 아니라 부산 사람들의 입맛도 곧이어 사로잡았습니다. 그리하여 한국전쟁이 끝난 뒤에도 부산 지역 곳곳에 밀면을 파는 식당들이 계속해서 생겨났습니다.  ‘값싼 냉면’으로 불리기도 했던 밀면은 피란시절 피란민의 향수를 달래주던 음식에서 고단하고 배고픈 서민들을 위로해주는 지역 음식으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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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에는 밀면 전문 식당들이 매우 많습니다. 오늘날 부산에서 유명한 밀면집 대부분이 피란민들의 후손 혹은 피란민들로부터 밀면 제조 기술을 전수 받은 지역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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